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드론 촬영

광주호(물들지 않은 정자, 김삿갖...)

by 광주호 2025. 8. 3.


📸 물들지 않은 정자, 김삿갖의 길에서

— 화순 물염정, DJI Mavic 3 Pro로 담은 새벽 감성 —

이른 새벽이었다.
전남 화순의 산길을 따라 천천히 올라가자 숲엔 안개가 내려앉아 있었다.
그 고요함 속에서 DJI Mavic 3 Pro를 조용히 띄웠다.

카메라 너머로 보이는 풍경은 상상 이상이었다.
푸른 잔디 위에 길게 뻗은 돌길,
그 길을 따라 아이 하나가 걷고 있었다.
그 길 끝엔 고즈넉한 정자 하나가, 아무 말 없이 앉아 있었다.

그곳이 바로 ‘물염정’이었다.
세속에 물들지 말라는 의미를 품은 이름.
조선의 시인 김삿갖이 머물렀던 이곳은, 그 이름처럼 단정하고 맑았다.

정자를 감싸고 핀 붉은 백일홍.
여름 한가운데에서도 묵묵히 피어 있는 꽃이
이곳 풍경을 더욱 따뜻하게 만들어 주었다.

돌길을 걷는 아이의 발걸음이 멈춘 그곳에서
나는 오래전 김삿갖이 읊었던 시 한 수를 떠올렸다.

세상은 속세라 이름하고
나는 속세 밖에 홀로 앉아
그대가 묻노라, 왜 시를 짓느냐고
나는 그대가 시가 무엇인지
모른다 하겠노라

이 시처럼, 물염정은 말을 아낀다.
굳이 무엇을 말하지 않아도
그저 바라보는 것만으로 마음이 맑아지는 풍경이다.

나는 오늘,
그가 걸었던 길 위에서
카메라 대신 시선을 담았다.

그리고 다짐했다.
나도, 물들지 않기로.
적어도 지금 이 순간만큼은.

 

조용히 걸어가는 길 위에서
나도 모르게 시가 되어 있었다.